※ 참고자료
- 이동희, 「한지의 본가 전주」,『전주학총서 31 꽃심을 지닌 땅, 전주-Ⅰ역사문화편』, 전주역사박물관, 2015, 294-304쪽.
- 이동희, 「전주한지의 역사성」, 『전주학총서 21 왜!전주가 가장 한국적인 도시인가』, 전주역사박물관·전북대 한스타일연구센터, 2011, 77-94쪽.
윤수가 아뢰기를“, 처음 조지소의 신설을 당하여 모두 이르기를‘, 종이의 품질이 반드시 남원이나 전주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하였는데 지금 조지소의 종이 품질이 대단히 좋아서 도리어 남원·전주의 종이를 쓰지 않고 있사오니, 한 관사를 신설하여 오로지 직조만을 다스리게 한다면 또한 반드시 좋게 될 것입니다.(『세종실록』권49, 12년 9월 기유)
즉 15세기의『세종실록지리지』(1454년(단종 2), 편찬), 16세기의『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 중종25, 편찬), 18세기 말에 간행된『호남읍지』, 19세기 후반의『호남읍지』에 한결같이 전주의 특산물로 한지가 등재되어 있다.
송나라 사람이 여러 나라 종이의 품질을 말함에 반드시 고려지를 최상의 것으로 하였다. 이는 당시 조공품으로 바쳤던 종이를 보고 그렇게 말한 것이다. 지금 조지서(造紙署)의 자문지(咨文紙), 평강(平康)의 설화지(雪花紙), 전주와 남원의 선자지(扇子紙)·간장지(簡壯紙)·주유지(注油紙)·죽청지(竹淸紙)등이 가장 뛰어나다(徐命膺,『攷事新書』12集卷10 紙品高下條).
동국의 저산은 해내가 으뜸이고 그중 호남이 제일이다. 완산은 그 품질이 다음어지지 않으나 부드럽고, 순창은 정화하나 약하고, 남평은 단단하나 어둡고, 남원은 백설과 같고 부드러움이 기름덩어리와 같다. 천하제일의 기품으로 그 이유는 수질 때문이다. 영남은 거칠고 무거우며 빛깔이 고르지 않다.(『林下筆記』12, 楮山條).
동방의 국민, 특히 중국, 일본과 한국의 가정생활에서 종이는 서구나 신세계와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 특히 한국의 경우에 언급하자면, 이 나라에서는 종이와 종이로 만든 제품은 중국이나 일본보다도 더욱 널리 사용되고 있다.
… 한국에서 종이가 다방면에 걸쳐 사용되는 데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종이로써 화투장 부채 병풍 벽지 외등 깔개 등을 만들 뿐만 아니라 우산 양산 비를 가리는 모자와 비옷 병복(兵服) 등심(燈心) 노끈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이 종이로써 한국의 부녀자들은 치마 옷을 지으며 방수포(防水布)를 만들기도 한다.
…대단히 두터운 종이는 러시아의 판지(板紙)보다도 현저하게 질기며 이것으로 여행 가방을 만든다. … 종이를 여러 겹으로 접기만 하면 모포와 마찬가지로 그곳에 사람을 집어 던져도 파괴되지 않을 정도로 견고하다.
…한국의 제지업은 많지 않은 발달된 제조업 중 하나로 한국 사람들은 이 분야에 있어서만은 아직까지 그들의 이웃 나라인 중국사람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아니 뒤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중국인들을 어느 정도 능가하고 있다.
…제지업은 일반적으로 북부를 제외한 반도의 모든 지역에 보급되어있다.
그러나 가장 양질의 종이와 종이의 절대다수는 전라도에서 제조되고 있다.
(『국역한국지(國譯韓國誌)』,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4).
러시아인들이 보았듯이, 그리고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전라도는 한지의 본산이었으며 그 중심지가 전주였다. 전주한지는 그런 역사성과 전통성을 갖는 최고의 종이였다.